둘째 세션부터 실시간 정리를 포기했다. 두번째, 세번째 세션은 정말 잘못 선택했다. 비록 스폰서 세션이지만 평소 관심을 두고 있던 Terracotta와 Dojo이기에 과감히 선택했는데, 정말 성의없는(또는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발표에 아쉬운 시간이었다. 둘다 사전에 슬라이드를 제공하지 않았던 이유를 좀 생각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나마 각각 기초적인 개념은 잡을 수 있었지만, 중반 이후로가면서 내용보다는 컨퍼런스 발표나 교육, 세미나 등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또는 이런 식으로는 절대하지 말자는 생각만 더 많이 하게 된 듯 하다.

테라코타의 발표는 재작년 유럽 스프링원에서 들은 Coherence와 너무 극명하게 비교되었다. 하나는 오픈소스로 전환해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작은 회사의 발표이고 하나는 결국 오라클에 인수될 정도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상용제품을 가진 회사의 발표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제품의 핵심과 특징을 세션의 참석자들에게 명확히 남겨주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느냐 아니라는 면에서 극과 극으로 비교되는 발표시간이었다. 컨퍼런스 세션의 성공여부는 세션 시간이 끝나고 자리를 뜨는 참석자들의 머리 속에 무엇이 남아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게 하느냐로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어디 일주일은 야근에 시달려 지친 퀭한 얼굴과 중얼거리는 듯한 어눌한 말투의 소유자이지만 Grails의 Graeme Rocher의 발표는 까탈 대마왕 영회조차 컨퍼런스 내내 "Grails 해야겠다"는 말을 중얼거리게 만들만큼 인상적이었다.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Grails is Spring!"와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45분 내내 눈을 사로잡을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했던 라이브 개발 데모. 깔끔한 결론 등등이 컨퍼런스 첫 세션이었음에도 지금까지 눈앞에 선하다. 테라코타는? 음..

세번째 세션인 Dojo는 낚시성 제목인 0 to production이라는 말에 넘어가 참석을 했다. 적어도 Ajax나 Widget등으로 유명할 테니 화려한 데모쯤은 기대하고 갔는데, 왠걸.. 요즘 읽고 있는 프레젠테이션젠에서 계속 지적하고 있는 가장 최악의 슬라이드 구조에 지루한 설명이 이어질 뿐이었다. 5분 정도 시간에 한 두페이지면 명확하게 머리속에 넣어줄 수 있는 Dojo의 구성과 각 특징을 슬라이드 당 5~10분의 중얼중얼 설명으로 때문 무성의함 하며, 기선이를 끝나고 계속 만나는 사람마다 "No Demo!!!"라고 하고 다니게 만드는 초간단 데모조차 생략한 점. 그리고 나를 가장 황당하게 만든 마지막 production 부분까지 정말 지루하고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0 to production이라는 타이틀에서 Dojo를 처음 접한 참석자들에게 그 기초와 개념부터 해서 실제 실전에 적용된 사례 내지는 실전전략 정도를 설명해주는가 했는데, 여기서 production이란 Dojo자체의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일 뿐이었다 -_-; 테스트를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 또는 커멘트를 제거해 사이즈를 최소화 하고 있다 등등…

물론 Dojo자체에 대해서 충분히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준 시간이기는 하지만.. 아까웠다.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말이다.

 

오후에 있었던 풀 파티는 때마침 떨어진 기온과 강한 바람으로 좀 썰렁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밤에 좀 춥게 잤는지 몸이 좀 으슬으슬하고 추위가 느껴져 얼른 숙소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수영에 한이 맺힌 영회와 30대 후반이지만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드러내고 싶었던 광남이 형은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힘없는 기선이도 함께 끌려들어갔고. 덕분에 나만 밖에서 추위에 떨며, 그 넓은 수영장에 아저씨 셋이 헤부작 거리는 것을 하염없이 지켜봐야 했다. 스프링원 참석자 500여명, 그리고 기타 컨퍼런스와 휴양차 온 수백명의 투숙객 중 그날 유일하게 수영하는 사람이 저 세 사람이었으니, 거기에 지나다닌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강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다.

 

아침에 새벽 3시에 깬 덕분에 자꾸 피곤이 몰려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저녁식사전 간단히 BoF시간에 참석하고, 저녁을 먹은 뒤, 드디어 기다리던 Adrian Colyer의 테크니컬 키노트에 참석했다. 항상 나를 즐겁고 흥분하게 만들어주었던 Adrian의 발표인지라 영회를 잡아끌고 제일 앞쪽에 자리도 잡았다. 스프링소스의 대표개그맨인 Rop Harrop과 함께 살짝 썰렁하긴 했지만 재밌는 간단한 코믹극을 하나 하고 키노트 시작. 보통 키노트 하면 먼저 이런 저런 기술적인 소개와 배경을 설명한 뒤 마지막에 데모를 보여주며 마무리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키노트는 특이하게 바로 데모로 들어갔다. 바로 스프링 인테그레이션. Cafe에서 주문을 받아 처리하고, 여러 단계와 채널을 통해 그것이 처리되는 것을 POJO와 간단한 설정만으로 동작하게 만드는 스프링 인테그레이션의 데모였다. 이어서 진행한 것은 Grails. 거의 모든 코드를 직접 라이브로 작성했는데, 사실 Adrian은 Grails를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라고 했다. 첫날 Grails 세션에 뒤에 앉아서 열심히 듣는 모습이  기억났다. Grails의 특징을 간결하게 잘 보여주는 간단한 주문용 웹 화면을 만들더니, Grails가 바로 스프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바로 앞에서 만들었던 스프링 인테그레이션의 모듈을 그대로 Grails로 만든 프로젝트에 카피하더니 코드에 간단히 DI해서 Grails의 service에서 Spring Integration으로 구현한 모듈을 간단히 호출해 버리느 것이 아니겠는가. Grails에 마음을 뺐겨버린 영회가 옆에서 눈이 둥그레져서 열심히 감상. 수영을 무리하게 한 탓에 피곤하다고 징징 거리던 것은 사라지고, 빨려들어갈 것 처럼 데모를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마무리는 그렇게 만든 grails web app + spring integration module을 한방에 war로 만들어 Spring dm Server에 실시간 배치하는 것. 안타깝게도 여기서 살짝 오류가 났는데 메시지를 보니, 준비하면서 미리 배포해놓았던 것을 클리어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화끈한 데모로 시작된 키노트는 몇가지 새로운 뉴스를 던져주며 계속 진행되었다. Spring MVC, SWF, Face, js에 이어서 스프링의 웹 기술에 포함되는 5번째 것은 바로 Spring Flex이다. 컥! 

이미 Adobe랑 파트너쉽을 가지고 오픈소스와 커머셜 양쪽으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스프링으로 즐기는 Flex의 시대가 조만간 올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VMWare와의 파트너쉽. 1월쯤에 정식 발표될 것이라고 하는데, 스프링이 tc server 등의 플랫폼과 서버군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 배포환경에 대한 부분에도 집중을 하려는 듯 하게 보였다. 언젠가 DELL에서 Spring tc+dm server기반의 virtual server가 장착된 서버머신을 바로 구매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어서 dm서버의 미래에 대해서 Rop Harrop의 긴 이야기가 이어졌고, Adrian의 "엔터프라이즈 개발의 기술과 그 기반 지형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스프링은 그 변화를 앞서 나가서 더욱 편하고 막강한 기능을 가지고 개발이 가능하도록 많은 것을 준비했고, 앞으로 공개할 것이다"라는 살짝은 뻔한 결론으로 마무리. 하지만 최근 일어나는 변화들을 볼때 그가 지적한 엔터프라이즈 클래스의 개발과 관련된 지형의 변화는 그저 상투적인 말은 결코 아닐 것이라는 느낌이 팍팍. 옆에서 기선이는 "공부할게 너무 많아.. 어쩌나…"라고 계속 비명을.

이제 마지막 날이다. 아침 먹으러 가야 하니 여기서 일단 마무리.

기선이는 기어코 프로페셔널 스프링 책에 나온 저자들에게 일일히 싸인을 다 받아냈다. Alef만 빼고 다 받았으니 참 대단한 수확이다. 아무도 하지 않는 특이한 포즈의 사진촬영과 질문공세, 싸인요청까지 눈도장도 확실히 찍어두었으니 아마 오래 오래 기억될 듯.

© 2017 Toby's Epril Suffusion theme by Sayontan Sin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