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가 태어난지 4주가 지났다. 엄마 배속에서 힘겹게 나오는 모습을 본게 어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네.

호주 병원의 정책은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와 한시도 떨어뜨리지 않고 같이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성공적으로 모유 수유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엄마 배속에서 나오면 바로 엄마가 안게 해주고 잠시후에 소아과의사가 와서 초기 수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유를 마치면 잠시 검사대에 눞히고 몸무게를 재고 간단한 검사를 한다. 짧지만 처음으로 엄마랑 분리되서일까 하늘이는 자지러지게 울었다.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산모가 샤워를 하는 동안 하늘이는 내가 안고 있었다. 정리를 마치고 18시간 가까이 있었던 분만실을 떠나서 신생아 병동으로 옮겼다. 아이는 따로 신생아실에 두지 않고 엄마 옆에서 함께 지내게 한다. 모유 수유를 위해서다.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다면 병원에서 먼저 분유를 주지는 않는다. 밤에는 간호사들이 수시로 와서 돌봐주기 때문에 아빠가 함께 있을 필요는 없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하늘이는 처음부터 모유 수유를 시작할 수 있었다. 평화 때 병원과 산후조리원에서 분유를 잔뜩 먹여두니 엄마 젖을 빨려고 하지 않아서 한 달이 넘도록 모유를 제대로 먹이지 못해서 애를 먹였던 것과 다르게 하늘이는 순조롭게 모유 수유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늘이 이틀째 사진. 나올 때부터 손톱이 제법 길다했는데 하루도 안되서 결국 제 얼굴 한쪽에 자해를 해버렸다. 그래서 그 힘들다는 신생아 손톱깍기에 도전을 해야 했다.

막 태어나서는 3.36킬로였는데 이틀쯤 지나고 나니 몸무게가 빠져서 2.9킬로가 됐다. 아내는 출산때 출혈이 좀 있어서 이런 저런 검사하느라 3일 후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 호주는 의료제도가 그럭저럭 잘 되어있는 편이다. 병원비는 0. 행정처리는 신생아 병동에서 알아서 했을테고 병원비를 낼 필요가 없으니 별다른 퇴원 수속은 없다.

집에 온 뒤에는 젖이 아무래도 부족한 듯 해서 분유를 함께 먹이는 혼합수유를 시작했다. 혼합 수유를 하다보면 유두혼동이 오기도 하는데 다행히 하늘이는 신경안쓰고 뭘 주든 잘 먹어서 다행. 2-3시간에 한번씩 젖이나 분유를 먹게 되면 나는 옆에서 노래를 불러줬다. "토실토실 아기 하늘이 젖달라고 꿀꿀꿀~"

집에 도착해서 아기침대에 처음 누워서. 살이 빠져서 얼굴이 갸름해졌다.

집에 온 후에도 병원에서 보낸 midwife들이 집을 방문해서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몸무게는 잘 늘고 있고 모유수유는 잘 하고 있는지 황달기는 없는지 등등을 점검해주고 간다. 초기에 살짝 있던 황달기는 며칠이 지나서 사라졌고 몸무게도 서서히 늘고 있어서 안심.

평화는 갑작스런 동생의 등장에 살짝 긴장. 그래도 동생을 밀어내거나 해꼬지 같은 것은 안하고 이뻐해주고 좋아한다.

하늘이가 도착한 날 평화. 입 가에 묻은 것은 하늘이 0살 생일 케이크.

태어난 지 열흘째. 분유를 같이 먹으니 슬슬 몸무게가 늘기 시작해서 태어날 때 몸무게를 회복했다. 나는 밤에도 2-3시간에 한번씩 일어나서 하늘이 분유 타서 먹이고 트림 시키느라 수면 리듬이 엉망이 되서 온 종일 헤롱헤롱.

태어난지 15일째. 한국에서 오신 외할머니와 즐거운 시간. 처음엔 눈도 잘 못뜨더니 보름 지났다고 소리가 들리면 고개도 휙휙 돌리고 눈도 땡그라니 뜨고 쳐다본다.

발 사진도 찍어보고.

이제 4주째. 몸무게는 거의 4킬로 가까이 됐다. 얼굴도 살이 올라 제법 통통해지고.

하늘이를 안고 있는 평화. 동생이 생긴게 마냥 신기한가보다.

하늘이 침대에 함께 누워서. "오빠 나 이뻐?". "이히히…".

이대로 행복하고 즐겁게 서로 돌보고 의지하면서 잘 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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