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흥분해서 글을 쓴 이유는 방영준이라는 사람의 내 가짜 전문가 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글과 그에 대한 답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인신공격을 통해서 자기의 주장(오픈웹 운동 반대)을 합리화 하려는 비겁한 태도나, 나보다 못한 너 따위가 유명해진게 싫어라는 질투에 가득찬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이 글에서 그는 channy님과 같은 분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핵심개발에는 참여하지 않고 한글번역이나 현지 홍보나 하는 L10N(지역화) 담당자에 불과한데 오픈소스 전문가로 행세하고 다니는 것은 마치 싸이가 자기도 개발업체에서 테스트를 했으니 개발에 참여한 것이라고 우기는 것처럼 허풍이라고 비난한다.

여러 가지 중에서도 번역이 가장 낮은 급의 작업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들은 대개 기여도가 높고 권위를 인정받는 소수의 개발자들로 이루어진 핵심 그룹이 전반적인 개발 방향을 결정하며, 그 밑에 나머지 대다수 개발자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팀을 이루어 개발에 참여한다. 그리고 사이트 관리자나 번역자들이 있어 개발외적인 분야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번역자는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개발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개발에 참여하지 못하므로 프로젝트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도 거의 없다(돈이라도 많아서 거액을 후원한다면 모를까). 따라서 개발자가 아니면서 프로젝트 내에서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허풍쟁이다.

한국은 영어권 국가가 아니므로 현지화/지역화 과정이 필수다. 오픈소스 제품은 영리를 위한 기업의 노력도 없으므로 당연히 자원자들에 의해서 문서와 메시지들이 번역되야 하고, 그 중에 일부는 고정적인 책임을 맡아서 정식으로 프로젝트 팀에 참여하게 된다. 프로젝트에 대한 기여도나 영향력 면에서 그들은 핵심 기술개발자에 비해서 파워도 적고 폼나는 것도 없기 때문에 사실 더 하기 힘든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면에서 오랜동안 오픈소스 문서를 번역해서 올리고, 한글 메시지를 작성해 제공했던 동국이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기선이도 최근에 Maven에 한글 메시지를 제공해서 최신 버전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아는 한 channy님은 방영준님이 비난한 것처럼 한번도 자신이 개발자인 척 하거나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처럼 말한 적이 없다. 나는 channy님이 KLDP컨퍼런스에서 파이어폭스에 관해 발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온라인보다 좀 부담이 적어서 과장도 하기 쉬운 오프라인 발표자리에서도 그분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명확하게 선을 그어서 오해하지 않도록 잘 설명주었다.

 

channy님은 프로젝트 제품 개발자는 아니다. 그럼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핵심 개발자, 그것도 리포지토리에 커밋 권한을 부여받은 극소수의 개발자가 아니라면 "오픈소스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가? 방영준님의 주장대로 그것은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얹은 것"일까?

 

더 나아가서 사용자 커뮤니티를 이끌거나 보급을 위해 노력을 하는 일개 "사용자" 중에서 나름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은 그럼 뭘까? 그건 남이 숟가락으로 떠준 것에 입만 들이대는 사람일까?

나는 오래전에 개인적으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개발자로 참여한 적도 없으면서 오픈소스에 관해서 함부로 얘기한다고 심하게 공격당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OSAF1과 2를 공개했어서 그래도 좀 다르겠지만. 그때는 주로 물개와 함께 오픈시드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에도 스프링과 같은 좋은 자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활용해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그 구체적인 기술과 전략을 홍보하는데에만 주력하고 있을 때다. 어쩌면 오픈소스 사용자 커뮤니티를 이끌고, 제품의 메시지는 아니지만(UI가 있는 제품도 아닌데 스프링에 메시지가 뭐 있겠나), 레퍼런스 문서나 API문서 또는 영문으로 된 소개자료 등에 나타난 정보를 보는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서 한글로 작성한 정보들을 생산해 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런 식의 비난이 많이 억울했지만 공격의 이유가 사실은 다른데 있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에 그냥 별 대응없이 넘어갔다.

방영준님의 주장대로라면 오픈소스 문서를 공식적으로 번역하는, 저급이지만 프로젝트 팀원도 아니고, 그저 사용이나 하면서, 정보들을 짜집기해서 한글로 좀 올리고, 여기 저기가서 소개나 활용에 관한 세미나를 하고, 잡지 기고도 하는 나나 영회, 물개 같은 사람이 전문가 취급을 받는 것은 거의 기절할만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한국에서 오픈소스 전문가로 취급당하는 것은 그래서 한편으로 씁쓸한 일이다. 진짜 고수들은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데 외국 오픈소스 제품 조금 먼저 써봤다고 잘난척 하고 다닌다는 식의 말을 들을 때는 더욱 그렇다.

 

솔지히 나는 오픈소스 전반에 관해서는 그다지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생산성 높게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게 도와주는 자바 프레임워크와 관련 기술 뿐이다. 그것이 오픈소스든 아니든 별 상관은 없다. 그래서 나는 스프링소스의 비공개소스/상용제품이나 아틀라시안의 오픈소스가 아닌 제품을 좋아하기도 하는 것이고. 나는 그저 내가 경험한 좋은 것을 남들에게도 나누고 싶을 뿐이다.

전문가는 일만시간을 수련을 위해서 투자해야 한다는데.. 전문가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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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comments:

to “한국에서 오픈소스 전문가가 되는 것은…”

  1. 1만 시간 이면 하루에 5시간씩 수련 한다고 쳤을 때 약 2084일이 소요 되네요. 이걸 연으로 계산하면 약 5.7년이 소요 되는데…. 저는 학습 효율이 낮은 편이라 하루 5시간씩 10년간 꾸준히하면 간신히 전문가가 될 수 있을지도 몰겠군요.

  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분의 원글은 어제 처음봤는데 오픈소스그룹에서 협업을 하면서 분야별로 작업의 급수를 매긴다는 것은 좀 잘못된 생각이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하면 누가 리포터나 번역작업을 맡으려고 할지 모르겠네요…

  3. 오픈소스 활동에 있어서 급수가 있다는 생각은 저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오픈소스를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더불어 그것들을 가져다가 ‘적절히 활용’ 해주는 사람들까지 모두 중요한 사람들이며 그들 중 어느 하나가 빠져도 되는 것은 없으니까요. 그분은 뭔가 수직적 사고에 빠져있는 분 같네요.

  4. ‘시기와 열등감’ … 맞네.
    저 지루해서 돈 안 받고는 읽을 수 없는 글쓴이의 핵심을 잘 요약한 듯 한데… (물론, 저 치 글이 넘 지루해서.. 몇 초 스캔해서 봤지만)

  5. 제목과 내용이 좀 다르네요..전 오픈소스에 관심이 있어 혹시나해서 읽어봤는데..한국에서도 오픈소스 전문가들은 많이 있습니다. 진짜 전문가들은 현업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셨는데..물론 판단기준은 없지만 제 기준으로 봤을때 진짜 고수들은 자기 일만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남에게 공유할 줄 아는 넉넉한 사람들이 진정한 고수들 입니다. 그런 분들을 몇 분 보기도 했구요.. 비판할려고 한건 아닌데..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좀 있어서요.

  6. 왜 전문가는 꼭 “묵묵히” 일해야 할까요?
    왜 진정한 고수는 “묵묵히” 현업에서 자기 일을 해야 할까요?
    전 이렇게 “말없이 열심히 하는 것이야말로 멋있는~~”이라는 식의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맘에 안듭니다.

    원 글과 댓글을을 몇번 읽어본 결과, 결국 여기 글 올리신 분들의 생각들도 저와 비슷한 거 같습니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소신을 떠들고 다니는 사람도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물론 반대 주장에 대해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어야겠지만 말입니다.

  7. OpenJ,DK/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 범위니 방식이 어떻든 간에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은 고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자신의 실력을 넘어서 과대포장는 것을 즐기거나 수준을 비교하여 자신의 우월감을 나타내려는 것이라면 안되겠지만요.

  8. [...]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현지화/지역화는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의 댓가 없는 노력으로 진행되는 매우 중요한 한 요소인데 이를 모두 가짜라며 비난을 서슴치 않는다. [...]

  9. 저는 두분다 잘 모르기 때문에 글들을 좀 훑어보고
    특히 먼저 글을 쓰신 방준영님 블로그를 좀 살펴봤는데…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방준영님이 얼마나 실력있고, 유명한 분인지 모릅니다만,
    그런걸 떠나서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독설을 퍼붙는 글 혹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든 저런 글들을 쓸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비단 본문에 나온 글 뿐이 아니더군요.

    새벽에 읽었는데, 충격 때문에 서너시간 잠을 못자고 생각에 빠졌습니다.
    저분 실력이 얼마나 출중한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실력만 쌓고
    옳바른 인성을 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실력을 떠나서, 그리고 꼭 기술 분야가 아니라도, 나도 혹시 살면서
    저런적이 있지 않았을까? 아마 있었겠지. 있었지만 까맣게 잊고,
    아니 내가 무슨 짓을 하는건지 알지도 못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을까.’ 하는 마음에
    스스로를 반성해 보고 지금부터는 신경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훌륭한 개발자가 되기 이전에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방준영님이나 nokarma님 같은 분들에게
    좋은 교훈을 얻어 고마울 뿐입니다.
    걱정되는것은 이런분들의 말씀에 상처받을지도 모르는 분들인데,
    상처 받지 마시고, 도움되는점들만 취하셨음 좋겠습니다.

    How to program 만 도움이 되는것이 아니라
    How not to program 도 역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10. 오타쳤네요…ㅡ_ㅡ;
    옳바른(X)
    올바른(O)

  11. 오픈소스 커뮤니티에도 많은 일이 있군요. 저도 개발자 생활을 오래했고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었는데, 정작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시기상으로 안맞았다고 할까요.

    원글도 읽어봤습니다. 참… 별로 평할 가치가 없는 글이더군요. 개발자 컴플렉스도 있는 것 같구요. ‘시가와 열등감’이 딱 맞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12. 토비님이 쓰신 글들을 읽으면 전문가 냄새가 납니다.
    글을 쉽게 쓰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물질이든 지식이든 나누면 커지는 만고의 진리를 실천해 나가시는 것 같아 보기좋습니다.

    더 많은 좋은 경험들을 나눠주세요.

  13. 토비님 블러그를 보다가 정말 뒷북이지만 꼭 남기고 싶어서 코멘트를 쓰게 되었네요.
    가끔 실무에서나 인터넷에서 특정 사람과 기술에 대해서 비방을 하는 사람들을
    보곤 합니다. 그들은 마치 자기가 엄청난 고수인냥 말들을 하죠.
    한때 저도 철없던 시절 (5~6년차 때 ㅋㅋ) 그랬던 적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건 구축할때는 열정 과 재미를 가지고
    행복하게 구축 하지만 막상 구축 후 문서작업과 개발자 교육을 할때는
    오히려 구축 시 보다 더 힘들다는 걸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jvm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 보다 토비님 같이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알리는 분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국내/외 날고 기는 개발자들은 많지만 이러한 것들을 알리는
    분들은 별루 없는 듯 합니다.
    제가 스프링 프레임웍을 좋아 하고 선택한 이유는 기술적인 부분 보다
    오히려 그들의 document와 커뮤니티때문 입니다.
    최신 트렌드를 리딩 하는 분들은 “이것도 모르냐? 스킬이 별루네” 하지 말아야 하며
    실무 개발자들은 “네들이 영어좀 한다고 번역만 했으면서 너희가 실무를 알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리적인 시간으로 두마리 토끼를 잡는건 정말 힘든 일이며
    서로 협업을 통해서 최고의 best practice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4.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국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서 실제 엔지니어로 참여하는 비율이 매우 적은 것은 사실이고,
    국내에서 활성화된 Open Source가 해외까지 알려진 사례는
    극수수인것 같습니다.

    오픈 소스 활성화로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생산하는 사람들의 수는 얼마 없다는 점은 두고두고 문제될 소지가 많아 보아네요.

  15. This in actual fact is my very first time i go to here. I found so many entertaining stuff in your blog, chiefly its discussion. In the lots of reviews in your posts, I guess I’m not the only 1 developing all the leisure here! Keep up the very good work.

  16. mbt shoe clearance 한국에서 오픈소스 전문가가 되는 것은… » Toby’s E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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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나눔로또 탈퇴한 거 에반데 (동행복권 다시 가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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