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년간 나는 다른 사람들만을 위해서 항상 프로그래밍을 해왔다. 내가 밤낮으로 씨름하면서 개발한 프로그램들은 결국 남의 손으로 넘어가고 나는 아쉬운 이별을 해야했다. 수고하면 만든 것들이 하나씩 완성되어 가고 남의 손에서 사용되어지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만족감이나 성취감은 사실 대단한 것이었다.

어쩌면 나는 중독 되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수많은의 기업 전산실로의 입사제의를 받았을 때 항상 별로 고민없이 거절 할 수 있었던 것은 – 프로젝트기간에 개발한 시스템의 관리나 유지보수업무가 그들의 요구사항이라는 것도 있지만 – 매번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으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느끼는 그 강한 긴장감이 일을 마칠 때 정말 속시원한 만족감 속에서 풀어져나가는 그 좋은 기분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한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경험해 본사람은 알 것이다. 데드라인이 다가오면서 피가 마르는 그 긴장 속에서 수많은 날을 밤을 새우거나 회사 책상에 엎드려 자면서 매달렸던 일이 시스템 오픈일 아침 아무 일 없이 완벽하게 돌아가고 다들 만족감 속에서 칭찬을 건네는 그 순간 온몸을 타고 도는 뿌듯한 감격. 그 것이 계속 내 발목을 잡아서 여기까지 온 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개발한 코드와 프로그램은 프로젝트의 종결과 함께 내 손을 떠난다. 일단 대부분 내가 개인적으로 쓸만한 것들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한번 끝낸 일의 코드는 다시 들여다볼 기회도 마음도 없다.

지금도 매우 크고 바쁜 프로젝트의 한가운데 있다. 아침 6시가 되기도 전에 눈을 떠서 회사로 출근하면 밤12시가 다 되어야 작업에서 손을 놓고 잠자리에 들 수 있다.

하지만 요즘들어 점점 나를 위한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해진다. 누구에게 돈을 받고 만들어주거나 파는 것이 아니고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쓰고 싶어서 만들고 그것이 좋으면 댓가 없이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대로 발전시키고.

내가 주로 접하는 자바세계에는 오픈소스 운동이 한창이다. 뭐 구지 운동일 것도 없이 정말 취미로 또는 그냥 재미로(!), 개발한 유용한 프로그램들을 인터넷에 올리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또는 공동으로 발전시키고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 오픈소스 프로젝을 이끄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사실 상업적인 분야의 일을 하는 프로그래머 들이다. 그들은 프리맨서로 또는 직장인으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시간과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자신이 직접 하고 싶은 일에 매어달린다.

내가 좋아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Hibernate의 Gavin King이나 SpringFramework의 Rod Johnson도 그런 케이스이다. Gavin King은 지금은 JBoss에 스카웃되어서 풀타임으로 – 매우 특별한 케이스로 – 그 일에 매달리지만 그 이전에는 2-3년 가량 자유계약직(프리랜서) 프로그래머로서 낮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일을 하고 밤과 주말시간을 주로 이용해서 Hibernate를 개발해왔다고 들었다. 그가 Hibernate를 무책임한(니가 알아서 써라. 못쓰면 말고식의)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되지 않도록 매일 포럼의 글에 답을 달아주고(아무런 댓가도 없이 말이다) 완성도 있는 다큐먼트를 만들기 위해서 정신없이 작업하다보면 시계가 어느덧 새벽3시를 가리키고 있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나도 돈만 벌기 위해서만 일하는 앵벌이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나 자신의 순수한 만족을 위해서 또 나의 기술과 수고가 다른 사람에게 이익이 되기 위해서도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오랫동안 웹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그 중 항상 지루하게 반복되는 작업들 – 주로 어떤 '컨텐트'를 다루는 부분 – 예를 들면 게시판이니 포럼이니, 클럽-커뮤니티니, KMS, CMS 또는 요즘 애용하고 있는 Blog등 -을 좀더 체계적이고 유용성이고 사용하기 쉬운 하나의 프레임웍기반으로 만들어두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되었다.

물론 시중에는 제로보드니 phpBB니 지금쓰는 tattertools 같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독자적으로 그 툴들이 제공해주는 기능에 제한되어서 사용되어져야 하는 것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 커스토마이징을 하거나 다른 시스템에 한 컴포넌트로 붙여사용하려고 해도 워낙 concrete하게 설계된 구조라 소스를 좀 보다가 포기하고 말아야 했다.

이젠 내 스스로 아쉬워 하던 부분을 직접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게 되었다. 사실 일 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시간들 그리고 별로 돌아오는 댓가도 없는데서 오는 부담들, 중도에서 포기하면 괜히 시간낭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 또는 공개했을때 돌아올 각종 비난들을 생각하면 주저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도 어떠랴 나혼자 만들어서 나 혼자 쓰면 된다라는 마음으로라도 이제는 시작을 해야겠다.

아직 구체적인 기능이나 아키텍처, 기술, 일정등이 있는 것은 아니고 누구 함께 할 사람도 없어보이지만 하나씩 시간이 날때마다 만들어 볼 생각이다. 조금씩 결과가 나오게 되면 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위해서 먼저 사용하고 싶다. 아마 오랫동안 남들을 위해서 –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 만들었거나 남들이 만든걸 쓰면서 느꼈던 많은 아쉬움들과 아이디어들을 모아서 설계를 하게 될 것이다.

작은 흥분과 함께 – 작지만 쉽지 않은 용기를 낸 것에 대해서 가슴 뿌듯해 하면서 FireDingdo 프로젝트 여기서 시작이다.

참. Dingo는 호주에 주로 서식하는 야생동물인데 개의 시조격에 해당한다고 한다. 종류상으로는 늑대류에 들어간다는데 사실 야생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동물원에서 몇번 봤는데 매우 의젓하게 생겼다. 사실 매우 사납다. 야생의 딩고한테 어린이가 물려 죽은 일도 몇년전에 있었다. FireDingo는 FireFox를 보고 언뜻 생각나서 지은 이름이다.,핫핫핫. 더 좋은 이름이 생각날때까지 – 뭐 일단 시작한 일이니 코드명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내일부터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빼먹지 말고 해봐야겠다.
일단은 유사 프로그램에 대한 장단점 분석을 하면서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해서 기능설계를 하고, 관련 기술들과 프레임웍을 정하고 기초프레임웍을 만들고,모델링을 하고 디자인을 하고 하나씩 하나씩 –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때까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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