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회가 생각없이 던진 돌에 정통으로 맞아 쓰러지고 나서 시간이 조금 흐르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어짜피 내가 아무리 용을 쓰고 책을 잘 써봤자 영회같은 인간들이 분명히 나타나서 이런 저런 시비를 걸 것이 분명했다. 어짜피 어떻게 해도 욕먹을 거라면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니 그때까지 가졌던 긴장감이 다 풀렸다. 잔뜩 주고 있던 힘이 빠지고 나니 오히려 그 다음은 쉬웠다.

날려버린 1장을 처음 쓸 때 사실 힘들었다. 그 1장에는 코드 한줄 나오지 않는다. 대신 3만피트 상공으로 올라가서 스프링 세계를 내려다보며 스프링이 이렇게 생겼네라고 구름 위에서 얘기하듯이 설명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신경쓸 것은 단어, 표현 등이었다. 함축적인 단어를 어떻게든 잘 골라서 이런 저런 스프링의 특징을 깔끔하게 묘사해야 할텐데라는 고민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그런 식의 얘기가 편하지 않다. 내가 가장 편한 시간은 코드를 앞에 놓고 코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다. 열 줄 정도의 코드만 있어도 재미나게 한 시간쯤은 수다를 떨 수 있다. 지난 27년간 거의 매일 만들고 다듬고 뜯어보고 감상해왔던 것이 코드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기술을 설명해줄 때도 코드를 놓고 이야기해야 편하다. 특히 어설픈 코드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다듬고 발전시켜서 아름다운 코드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좋다.

그래서 다시 1장을 쓰면서 가장 먼저 코드 하나를 들이 밀었다. 초난감 DAO. 왜 하필 DAO로 시작했을까? 사실 1장은 스프링의 DI를 설명하려고 쓴 것이다. 보통 스프링 서적이나 교육시간에는 다형성이 적용가능한 도메인 모델을 가져다가(예를 들면 찬욱이가 잘 쓰는 피자 주문 어쩌고 같은) XML로 설정을 바꿔가며 DI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현장감이 없는 코드가 싫었다. 개발자라면, 심지어 이제 막 자바 교육과정을 마친 초보 개발자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익숙한 코드를 가지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가장 간단하고 단순한 DAO 코드이다. DAO 코드만 가지고도 DI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나는 이미 이전에 간단한 DAO 코드를 가지고 스프링의 DI를 설명해본 경험이 있다. 2007년 (북반구) 여름에 연변자치주 내의 연길시에 있는 연변과학기술대학(YUST)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냥 방문이 아니고, YUST의 IT교육센터에 초빙강사쯤으로 간 것이다. 거기서 2주정도 체류하면서 조선족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4개월간의 합숙 교육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프로젝트 실습시간을 맡아서 자바의 기초를 이제 막 배운 학생들과 함께 교육과정을 마무리 하는 프로젝트 교육을 진행했다. 당시 교육과장에 참여했던 20여명의 학생 중에서 소수만이 북경에 있는 SI업체에 취업이 확정된 상태이고 다른 학생들은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 기운을 잃고 있던 상황이었다.

YUST의 IT교육센터는 YUST가 그렇듯이 조선족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서 중국 사회, 나가서는 세계적으로 실력있는 전문가를 만들어내려는 목적으로 2007년 초에 설립되었다. 매일 새벽 운동으로 시작해서 밤 12시까지 교육과 실습 시간을 가지고 학교내의 기숙사에 머물면서 강도 높은 교육을 진행한다. 이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강사로 일하는 분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다들 한국에서 이름을 날리던 IT전문가, 유명 강사들인데 자신의 삶에서 몇 년의 시간을 떼어서 자원의 제약이 많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고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 아무런 댓가도 없이 이국땅에 모인 존경스러운 분들이다.

아무튼 거기서 보낸 2주간의 시간은 참 행복했다. 학생 대부분은 IT전공자가 아니다. 심지어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연변자치주 내의 조선족 학교에 다녔던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영어가 필수 과목이 아니었다고 한다. 보통 일본어를 더 많이 공부했고, 대학에 진학해서야 교양과목 수준으로 영어를 배운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일부는 대졸자임에도 알파벳에도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알파벳과 영어단어를 읽는 것부터 가르쳐야 했다.

이 교육센터의 특징은 24시간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물론 가족이 있는 선생님은 학교 주변의 숙소에 머물긴 하지만, 정규 교육시간이 끝나고 집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고 야간 실습시간이 되면 다시 학교로 올라와 12시, 심지어는 새벽까지 그날 공부한 내용을 학생들이 실습해보면서 막히는 것이 있으면 옆에 붙어서 가르쳐 주고, 개인적인 상담도 해주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는 ABC부터 공부해가면서 그렇게 열심히 자바를 배웠다. 그 와중에 SCJP시험도 공부해서 대부분 SCJP도 딴 상태였다(학생들을 받아주기로 한 업체의 요구사항의 하나였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내가 프로젝트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까 고민하면서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살펴봤을 때는 참 막막했다. 자바 언어와 JDBC, DB(SQL), HTML/자바스크립트, 서블릿, JSP 모델1 정도를 배운 것이 전부였다. 사실 맨땅에서 그만큼이라도 공부한 것은 대단했다. 나름 공부한 내용은 끊임없이 실습하고, 반복해서 학습했기 때문에 익숙했다.

4개 조를 나눠서 주어진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도록 했다. 스프링 따위는 사용할 엄두도 낼 수 없었고, 내가 하루 밤 사이에 급조해서 만든 초간단 MVC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모델2로 만들도록 했다. 매일 새벽 1시에 건물을 관리하는 분이 나가라고 찾아올 때까지 함께 코드를 만들어가면서 그렇게 열흘 정도를 보내고, 기대 이상의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서 YUST 전산과 교수님들을 모아 놓고 발표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일했던 회사의 개발자들에 비하면 다들 형편없는 수준의 초보자였지만,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끈기가 대단했고, 교육해주는 강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존경심이 대단했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처음엔 취업이 되지 않아서 실망하고 열정도 잃었던 학생들이 코드를 만들어나가면서 동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환호하고 서서히 자신감을 찾아나가고 미래에 개발자로서 살아갈 꿈을 꾸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다행히 대부분의 학생들은 북경과 상해의 여러 업체에 취업이 되었고, 일부 학생들은 한국 SI업체의 북경지사에 취직해서 프로젝트 하러 한국에 다녀가기도 했다.

그런데, 기껏해야 내가 만든 간단한 MVC 프레임워크(URL 컨트롤러 매핑은 프로퍼티 파일을 사용하게 했다)와 원시적인 JDBC API로 만들어진 DAO를 이용하는 코드를 만들어본 경험이 전부인 초보자들인데, 일부 SI업체들은 전혀 교육도 시켜주지 않은 채로 스프링을 써야하는 프로젝트에 마구 투입했다. 내 생각에는 아마 프로젝트에 비용을 맞추기 위해서 신입들을 머리수 채우는 용도로 넣은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그렇게 여러 사람들이 스프링 개발을 해야 하는데 막막해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니 가슴이 아팠다. 그렇다고 내가 뭔가 뾰족하게 도와줄 방법도 없었다. 그저 책과 자료를 알려주고 차근차근 공부하라고 할 수 밖에. 하지만 내가 아는 스프링 책들과 인터넷의 자료들은 그저 자바기초와 JDBC, JSP 정도를 아는 경험없는 초보 개발자들이 쉽게 독학으로 스프링을 익힐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러던 즈음에 IT교육센터에 보조강사로 남은 졸업생의 한 명인 향화가 스프링을 알려달라고 연락이 왔다. 향화는 YUST를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던 즈음에 강사로 간 분의 꼬임에 넘어가 IT교육센터에 입학했다. 내가 가르쳐본 경험으로는 가장 우수한 학생이었다. 한족이지만 한국어를 제법 잘해서 교육을 함께 받았던 소강이와 함께 가장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프로그래밍 실력이 좋은 학생이었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회사에 갈 수 있었지만, 자기는 연길에 남아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취업을 포기하고 보조강사로 IT교육센터에 남은 기특한 아이였다. 막상 보조강사는 하고 있지만 교육센터의 프로그램은 IT 기초소양교육과 자바 프로그래밍 기초였기 때문에 스프링과 같은 고급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나가서 일을 하는 졸업생들은 스프링은 어디가나 다 쓰기 때문에 꼭 배워야 한다는 얘기를 전해오고 있었으니, 자신도 스프링을 좀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내가 놀랐던 사실 하나는 2007년 여름에 중국 아마존 사이트에 등록 되어있는 스프링 2.0 서적이 무려 20권이나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는 2.0책이라곤 SiA 2판이 겨우 나왔을 때였는데 말이다. 그만큼 중국에서는 스프링을 많이 사용한다. 뭐, 일본도 그렇고 전세계가 다 그렇지만. 아무튼 한국과 비교했을 때 당시 중국의 스프링 도입률이 훨씬 높았다.

아무튼, 당시 나는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향화는 중국 연길에 있었다. 교육을 해준다고 해도 기껏해야 스카이프와 메신저가 전부였다. 그나마 코드는 SVN을 이용해서 서로 공유해서 볼 수 있었지만. 향화는 공대출신이기는 하지만 IT전공자가 아니었으니, 자바 지식이라곤 교육센터에서 4개월 배운 것이 전부였다. 따라서 자바 언어 기초, JDBC/DAO, 서블릿/JSP 정도는 확실하게 알고 다룰 수 있는 실력이지만 그 외의 프레임워크니 기술은 전혀 사용해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향화에게 어떻게 스프링을 가르쳐 줄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그나마 향화가 가장 익숙하고 많이 만들어본 DAO였다. 초보 개발자들이 교육센터 등에서 만드는 DAO 수준은 뭐 뻔하다. try/catch/finally라도 적용했으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JDBC API를 사용해서 돌아만 가는 CRUD만 만들 수 있어도 잘하는 것이었으니까. 물론 향화는 내가 교육하면서 try/catch/finally나 안전한 DAO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확실하게 교육했으니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서 향화가 그나마 잘 아는 DAO 코드를 하나 만들어줬다. 그리고 그 코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코드를 매일 매일 조금씩 개선하면서 OO적인 코드로 다듬는 것을 알려줬다. 그렇게 짬짬이 원격 교육을 하면서 서서히 DAO코드를 다듬어서 DataSource에 대한 DI도 적용하고 템플릿/콜백도 만들어가는 식으로 설명을 해줬다. 그냥 XML 설정파일 만들고 DAO와 DataSoruce 빈을 등록하고, CRUD는 JdbcTemplate가져다 쓰고, web.xml에 컨텍스트로더리스너 등록해서 돌리라고 가르쳤으면 일주일이면 충분했을 것을 몇 달에 걸쳐서 설명을 해줬다. 하지만 그렇게 스프링을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나중에 내가 더 이상 스프링을 가르쳐 주지 못하고 혼자서 공부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결국 나중에 나는 너무 바빠서 교육은 기선이에게도 부탁했다. 교육센터의 보조강사는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24시간 학생과 함께 지내야 한다. 특히 실습과 시험준비 등으로 새벽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학생이 있으면 끝까지 옆에 붙어서 도와줘야 한다. 그래서 나중에는 너무 바빠서 더 이상 충분히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스프링 공부는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다시 1장을 쓰기로 마음먹고 무엇인가 코드를 일단 던져 놓고 시작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을 때 향화에게 스프링을 가르쳐 주던 생각이 났다. 그때 사용했던 DAO코드를 개선해 나가면서 스프링을 적용하는 과정을 이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희정 부사장님이 만날 때마다 하셨던 얘기는 "책을 쉽게 써야 한다"였다. 보통 처음 책을 쓰는 사람은, 욕심에 책을 어렵게 쓰는 경향이 있다. 자기 주변에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테니 그 사람들이 봐도 있어보일만한 책을 쓰려는 욕심이 들기 쉽다. 또, 독자들이 자기 주변의 사람들 처럼 이미 선지식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쉽다. 당연히 JUnit도 척척 쓸 줄 알고, 자바 언어와 디자인패턴도 완벽히 꿰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그렇지 않다. 나도 현장을 다니면서, 나름 유명한 기업의 개발팀 사람들이 JUnit을 들어본 적도 없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자바 콜렉션 프레임워크의 semantics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당장 현장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주업무였고, 컨설턴트나 아키텍트가 만들어준 템플릿을 이용해서 기계적인 반복 코딩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뭐 이유는 많겠지만.

물론 주변에서 "한국에도 이제 중고급자(만)을 위한 책이 나와야 하자나요. 마음 것 고급내용으로 어렵게 쓰세요"라고 꼬시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려운 책을 붙잡고 씨름하다 막막해 하는 향화나 교육센터 졸업생들을 생각해봤다. 그래서 그들도 볼수 있도록 책을 쓰자고 결심했다. 또는 그런 비슷한 수준의 초보 개발자들, 또는 자바 입문자들도 공부할 수 있도록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신을 고수라고 생각하는 일부 개발자들은 "책이 너무 쉽다. 블로그 글을 보고 그 수준으로 기대하고 샀는데 사기 당했다"라고 원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치밀한 나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중간 중간에 난이도가 높은 내용을 틈틈히 박아두기는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해서 1장을 썼다. 막상 코드를 꺼내놓고 얘기를 풀어 나가니 줄줄 잘 써졌다. 코드만 만지면 이게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정리가 안될테니 중간 중간에 이런 저런 이론을 가지고 배경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그런 이론 얘기가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는 개발자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얘기는 몰라도 그만이라고 둘러대고 넘어가야 했지만. 사실 스프링의 DI를 XML 설정파일이라고 착각하는 개발자들이 많다. 소위 대안 언어씩이나 한다는 사람들이 스프링도 별거 없다고 까면서 흔히 꺼내는 것이 바로 XML 설정파일 같은 거 써야 하는 자바 언어의 후진성에 관한 얘기다. 물론 다 DI의 D자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헛소리다. 스프링이 말하는 DI는 평범한 프로그래밍 원리일 뿐이고 자바 언어만으로 충분하다. DI로 검색하면 DI에 대한 정의 – 애플리케이션 코드와 어셈블러(의존관계 설정의 책임을 맡은 놈)를 분리해서 개발하는 방법 – 가 널려있는데, 그걸 자꾸 언어의 한계 때문에 XML 설정파일을 사용하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한 기술이라고 왜곡 시키는 사람들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XML 한 줄 없이, 스프링 코드 전혀 없이 DI를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100페이지쯤 되는 1장의 절반이 될 때까지 DI를 줄곳 설명하고 코드를 보여주지만 스프링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DI에 스프링이 필요한게 아니니깐 등장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나서 DI컨테이너(또는 프레임워크)로서 스프링을 활용하면 그 때까지 평범한 자바로 했던 DI작업이 좀 더 편해진다는(물론 규모가 있는 DI적용의 경우에) 설명을 곁들여서 DI와 DI프레임워크의 차이점을 보여주려고 했다.

제법 빠른 속도로 그렇게 1장을 써나가던 12월 초에 드디어 스프링원 아메리카 참석차 한국을 거처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친절한 민호가 나와 기선이 모두 스프링 컨퍼런스에 다녀올 수 있도록 후원해주겠다고 했다. 가는 길에 한국에 일주일 먼저 들리기로 했다. 물론 이 선택은 나중에 후회를 했는데, 갈 때는 한국에 스톱오버를 해서 쉬었다 가서 괜찮았지만 올때는 바로 갈아타고 호주로 오느라 거의 24시간 가량 쉬지 않고 비행기를 타야했고, 엉덩이는 거의 의자 모양(비상구 좌석)에 맞게 네모로 변했고, 완전 녹초가 되버리고 말았다. 왜 어떤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협소공포증을 느끼고 뛰어내리고 싶어하는지 살짝 이해가 가기도.

 

아무튼 한국을 간다는 소문이 나자 김희정 부사장님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두둥.

호주로 갑자기 떠났던 불량 저자가 온다고 하니 이 참에 확실히 교육시켜야 겠다고 벼르고 계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덜덜덜. 그래도 어쩌겠는가. 시내에서 영회와 때마침 한국에 온 성훈이 부부와 함께 김희정 부사장님을 만났다. 성훈이는 MIT에 있던 2007년부터 같은 팀에서 함께 일을 한 적이 있어서 친하긴 했지만 한번도 얼굴을 본적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나서 다행이었다. 설마 3자 앞에서 너무 면박주지는 않을테니까.

차마 진도가 어느정도 나갔다는 얘기는 못했다. 대신 용기를 내서 스프링 3.0이 내년(2009년) 봄에 나온다는데 이왕이면 3.0에 맞춰서 책을 내는게 어떻겠는가 하고 얘기를 꺼냈다. 이미 2.5 책들은 여러 권이 나와서 팔린 상태였고 3.0이 나오는 마당에 2.5 책을 내버리면 뒷북치는 꼴이 되버리는 것이 아니겠냐는 논리였다. 물론 나는 어떻게든 가능한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었다. 마치 책을 마무리 해가지만 3.0을 기다렸다가 3.0 맞춰서 수정해서 빠르게 3.0 책으로 내는 것이 마케팅 측면에서도 더 낫지 않겠느냐는…  개발자 출신 저자의 얕은 속셈을 다 꿰뚫어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항상 상냥한 김희정 부사장님은 예상과 달리 "2.0 책 낸다고 계약했는데 3.0까지 가면 어떡해욧"이라고 하지 않으시고 "그럼 3.0에 맞춰서 내는게 좋겠어요. 사장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릴께요"라고 답하셨다. 그런 표현은 없었지만 기획한 책이 빨리 안나온다고 사장님께 혼난다는 눈치였다. 호랭이 희용이가 김 부사장님께 시달린다고 얘기할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편으로는 "도대체 어디까지 질질 끌려나 한번 두고 보자. 3.0이든 4.0이든 어디 한번 해봐라"는 자포자기한 마음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시간을 좀 벌었으니까 일단 한숨 돌렸다.  점심으로 먹던 중국 요리가 목에 반쯤 걸려있었는데 갑자기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스프링 3.0이 2009년 4월에 나온다는 것이 스프링소스의 공식 발표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스프링소스는 약속한 날자에 한번도 스프링 새버전을 릴리스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4월에 나온다고 하면 빨라야 8-9월에나 나올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얘기는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때문에 더 죄송했지만 내 코가 석자라.

아무튼 3.0에 맞춰서 내는 것을 허락받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물론 김희정 부사장님은 "굳이 정식버전이 다 나오지 않아도 책을 내도 괜찮아요. 일단 RC버전이라도 최대한 내용을 맞춰서 일단 책을 내고, 2쇄 할 때 최종 버전이 나오면 좀 더 보충하는 식으로 해도 돼요"라고 설명해주시면서 릴리스 일정 핑계대서 질질끌지 말고 가능한 빨리 내야 한다는 눈치를 주시긴 했다.

 

하지만 스프링 개발팀은 내 예상을 훨씬 넘어서 처음 약속보다 8개월이 지난 12월에야 3.0을 내 놓았다. 내 책은 그 뒤로 다시 8개월이 지나서 나오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책의 내용을 써내려간 이야기. 그리고 다음 해 9월 한국 방문과 그 때 벌어진 KSUG 회장 전격 교체작전 등등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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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토비의 스프링 3이 나오기까지 (7)”

  1. 향화 누나 요즘 머하나.. 잘 지내시려나~

  2. 시간이 갈수록 긴장감은 더하고…두근두근

  3. 이왕 쓰는거.. 키쓰 도날드 데모솜씨에 대해서도 좀 쓰지 그랬어

  4. 이거 나중에 부록으로 줄꺼지.. 책본문보다 더 재밌는데

  5. 기선/ 향화는 다음 달에 애기 나
    성철/ 이제 형님이 본격 등장하실 차례입니다
    영회/ S1 컨퍼런스 얘기는 내일 다시
    파맥/ 프린트해서 뒤에다 붙여

  6. 아 점점 흥미진진해지는순요
    오늘에야.책받았는데 공부할때 준비하신과정이 많에 생각날것 같습니다 ㅎ

  7. 저는 처음에 1장을 읽으면서 “내가 책을 잘못 샀나? 스프링 책인데..” 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읽어 갈 수록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후배에게 줄려고 주문한 책인데 제가 들고 다니고 있네요 ^^;
    8편 기달릴께요.

  8. Depuis deux jours le malade ne pouvait plus,

  9. Hey just wanted to give you a quick heads up and let you know a few of the pictures aren’t loading properly. I’m not sure why but I think its a linking issue. I’ve tried it in two different internet browsers and both show the same outcome.

  10. mtb 토비의 스프링 3이 나오기까지 (7) » Toby’s E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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