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변화시키는 나눔

내가 존경하고 인정하는 몇 안되는 MS기술 엔지니어의 한 명인 원혁이 형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 넌 나이게 갚는게 아니라, 네 후배에게 갚는 거야!”라는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지난 10년간 알아왔던 그의 삶의 태도가 잘 드러나 있는 글인듯 하다.

어떤 때는 스스로 ‘하루살이 강사’라고 불러요. 하루 공부해서 그 다음 날 가서 가르치고 그 다음 날 가서 밤새 공부해서 또 가르쳤거든요. 강의는 너무 많고 새로운 계속 쏟아지니까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가르치면서 나중에 발견한 것은 저 스스로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교육학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강사가 교육을 하면 교육생들이 20%를 얻어간다고 해요. 그러니까 거기 앉아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제일 많이 얻어가는 사람보다도 강사 스스로 더 많이 배우는 거예요.

가르칠 때, ‘내가 이것 다 가르쳐주면 이거 다 배운 다음에 내 자리를 넘볼 테고 그러면 내 강사 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래 성공하고 성장할 수가 없어요. 결국은 나눠주는 사람이 제일 많이 갖는 사람이고, 많이 가르치는 사람이 제일 유능한 강사거든요.

자기의 지식은 꼭 움켜쥐고 남들에게 얻기는 하지만 나누기를 꺼리는 사람들은 그것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기꺼이 가르치고 나누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이번에 새로 KSUG회장으로 선출된 성철이 형의 생각도 비슷하다.

모든 지식과 마찮가지로 스프링을 가장 빨리 익힐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겁니다. ㅎㅎ

내 얘기 같다. 스프링을 공부한 것을 혼자만 알고 있기는 너무 아까워서 그것을 나누려고 오래전에 시작한 이 블로그는 그 이후 내 스프링에 대한 지식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많은 동기와 기회를 얻게 해준 가장 중요한 통로가 되었다.

지난 주에 한 기업에 가서 스프링과 관련된 세미나를 했다.

나를 초청했던 개발팀의 책임자 분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2005년 당시 그 분이 일하던 기업에서 스프링을 도입하려고 추진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분명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기술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고, 개발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차에 내 블로그에 올라온 스프링에 관한 글(그 때는 아직 현장에서 무시당하고 있던 스프링의 가치와 장점을 알리기 위해서 애쓰던 시절이었다)들을 보고 확신을 얻고 스프링을 과감하게 선택해서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 당시에는 블로그 구독자는 매우 적었다. 그럼 중에도 스프링 얘기 한다고 찾아와서 비난하고 가는 인간들도 많았던 시절이었는데, 귀찮다고 그때 접지 않고 꾸준히 무엇인가 대충이라도 나누기 위해서 블로그를 지켰던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 전에 마소 호랭이 사장(당시 아마 편집장)에게 시달리며 원고를 떠맡았던 시절에 꾸역꾸역 썼던 한 글에서 나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수퍼개발자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데 나는 수퍼개발자가 되는 무슨 대단한 원리같은 것은 모르겠고, 그저 경험을 통해서 볼 때 남에게 잘 나누고 교육하기를 즐거워 하는 사람들일 수록 실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그런 생각에 대해서 간단히 썼던 적이 있다.

필자는 사실 혼자서 공부하고 혼자서 다 해버리는 스타일의 개발자였다. 남들에게 설명해주는 것만큼 귀찮은 일도 없다고 생각했고 실력이 부족하고 스스로 학습할 줄 모르는 개발자들을 한때는 무시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다른 개발자들에게 내가 알게 된 좋은 정보와 지식을 나누고 필요하면 그들을 불러서 하나씩 교육시켜주고 가르쳐주는 일들을 하면서 그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차원의 실력이 쌓여가는 것을 느꼈다.

로드존슨과 같은 사람이 자기 프로젝트에 필요한 지식만 공부하고 자기 개발에만 그것을 사용했다면 그는 지금도 그저 한 명의 무명 개발자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지식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한 작업에 시간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초특급 개발자 또는 수퍼 개발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창립한지 5년만에 수천억에 회사를 매각해 갑부가 되었다!

 

가끔은 이런 나눔이 꼭 블로그나 기고, 공개 세미나 같은 형태의 대중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더욱 좋겠지만,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옆자리에서 일하는 버벅대는 후배 개발자 한명을 붙잡고 자신의 시간을 내어서 그에게 자신이 오랜 경험을 통해서 배운 좋은 지식 하나를 나누는 것을 기꺼이 하려는 것만으로도 일단 충분하다. 그것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실력을 더욱 키울 수 있게 해주는 비법이다.

2 Comments

디키썬September 22nd, 2009 at 12:30 am

아.. 토비님 끝내 공개세미나는 안하시고 서울을 뜨시는 군요.
아쉽습니다.

책 출간 기념 세미나를 기다려야 하는건가요??

항상 블로그에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TobySeptember 22nd, 2009 at 6:17 pm

디키썬/ 원래 방문목적대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 가지려고 하다보니 공개세미나까지 추진하는 것은 너무 부담이 됐습니다. 대신 세미나때 나누려고 했던 이야기들은 조만간 온라인을 통해서 공개할 생각입니다. :)

Leave a comment

Your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