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마우스

몇달 전부터 오른쪽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손목통증이야 PC앞에서 일을 하는 사람에게 흔히 있는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번 것은 좀 심하게 아파서 물건을 들때마다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고, 컨디션이 안좋은 날은 타이핑을 하거나 그냥 가만히 있어도 손목이 저리기도 하다. 그렇다고 손목을 쓰는 일을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가능한 자세를 바르게 하고 작업을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목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는 일은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 특히 마우스를 사용하면 손목에 부담이 가는 것을 발견했다. 보통 대부분의 작업은 마우스 없이 키보드만으로 하는 스타일이긴한데, 최근에 웹 사이트 디자인을 해본다고 디자인툴을 많이 사용하고, 또 책 원고를 작성하면서 필요한 다이어그램을 무식하게도 워드의 도형기능을 이용해서 일일히 그리다 보니 마우스를 이용한 세밀한 움직임이 필요에 손목에 부담이 많이 가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한번 들어본 적이 있는 버티컬 마우스를 써볼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입한 것이 Anapa 마우스.

호주 ebay에 주문을 했는데, 발송지가 한국이다. 한국 제품인가보다.

마우스를 잡았을 때 손목이 아래를 향했을 때와 달리 오른쪽으로 60-70도 정도 비틀어진다. 차렷자세에서 그대로 손을 올려서 책상에 두면 딱 마우스를 잡는 모양이 된다. 그래서 손목에 부담이 안간다는 게 원리인 듯.

버튼도 큼직하고 클릭감도 좋다. 휠버튼에 파란불이 들어오는 것이 이뻐서 평화가 종종 달려들어 마구 만지는 것이 흠이긴 하다.

손목부분이 확실히 편하다. 또 손목이 바닥에 밀착되어있지 않으니 마우스를 움직일 때 손목을 비틀지 않고 팔 전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팔걸이가 높은 의자를 사용한 덕이기도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마우스를 정밀하게 움직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제 사용한지 5일 정도 되었는데, 가끔 힘조절이 안되서 마우스가 밀려서 잘못 클릭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사용하는데 불편은 없는 듯 하다.

한가지 고민은 엄지손가락을 정확히 어떤 위치에 둘 것인가와 휠 버튼을 어느 손가락으로 클릭하거나 돌릴 것인가 이다. 엄지가 놓이는 장소는 넓은 편인데, 자연스럽게 놓으면 아래로 내려가지만 그러면 클릭할 때 불편하다. 아무래도 단단히 고정된 바닥을 향해서 누르는 것에 비해서, 좌측으로 클릭을 한다는 것이 조금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지에 힘을 살짝 줘서 마우스를 고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마우스의 윗부분에 엄지를 대는게 편하다. 마치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는 듯한 방식으로 클릭이 일어난다. 물론 손바닥으로 마우스 아래부분을 잘 고정하면 엄지의 도움이 없이도 클릭이 가능하긴 하지만, 손목에 힘이 들어가서 별로 좋은 자세는 아닌 듯.

보통 마우스에선 오른쪽 버튼은 주로 중지로 눌렀지만 이건 약지로 누르는 것이 오히려 편한 것 같다. 물론 별로 사용하지 않고, 힘이 약한 손가락이라 좀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넓은 우측면에 손이 놓이면 그 정도가 적당한 듯.

제일 고민은 휠 버튼인데 버튼을 돌리는 것은 중지가 편하긴 한데, 클릭할 때는 좀 불안한 편이다. 브라우저의 새 탭으로 클릭 기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휠버튼을 자주 누르는데, 중지로 하면 살짝 손이 떨리기도 한다. 그래서 검지로 클릭을 자주 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손가락을 내리면 이게 편하긴 한데, 자세히 보면 그 과정에서 손목이 좀 더 비틀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버티컬 마우스의 효과가 반감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살짝있다. 중지를 이용해서 휠 버튼을 클릭하는 것을 좀 더 연습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신기한 마우스에 적응하는 중인데.. 대체로 만족스럽다.

 

남들은 허접 싸구려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지만, 지금 쓰는 아론 내추럴 기계식 키보드도 만족스럽다. 좀 더 벌어지고 가운데가 올라왔으면 좋겠지만, 가벼운 터치감은 이만하면 만족스럽다. 요즘 ALT키가 자꾸 눌리는 현상이 있는게 좀 문제긴 하지만.

우측에 키패드가 놓이는 것 때문에 마우스를 잡기 위해서 손을 많이 이동하는 것도 조금 불만이긴 하다. 어떤 키보드는 그래서 키패드가 좌측에 있는 것도 있다.

한국에서 가져온 책상은 높이가 좀 높은게 흠이다. 의자를 최대한 높이고 발받침도 사용하기 하지만 조금만 더 낮았으면 손목이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높이 조절 책상을 찾아보니 거의 500불쯤 한다. 꺅… 몸에 좋다는 어떤 의자는 1000불도 넘는 듯.

 

오늘의 결론은 건강에 돈을 투자하자. 그런데 그 투자할 돈을 벌려면 건강을 해칠 수도.

10 Comments

순구라July 1st, 2009 at 9:56 pm

ANAPA… 우리말로 하니 안아파네요 ㅋㅋㅋ

kirrieJuly 1st, 2009 at 10:10 pm

단순이 키보드가 문제라면 양 어깨가 다 아파야 하는데, 계속 우측 어깨와 우측 후두부가 아픈걸 보면 확실히 마우스 클릭에 부하가 걸리는 모양입니다. 저도 안아파 하나 사야겠어요 ㅎㅎ

TobyJuly 1st, 2009 at 10:28 pm

순구라/ 오호.. 이름에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찬욱July 1st, 2009 at 10:40 pm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온 마우스랑 비슷한대요~
그것도 상당히 편하던데..

기선July 1st, 2009 at 10:41 pm

양쪽 어깨랑 등 정중앙에서 조금 윗 쪽이 뭉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어떤 마우스를 써야 할까요?

TobyJuly 1st, 2009 at 10:45 pm

기선/ 체조를 해

영회July 2nd, 2009 at 9:53 am

마우스 하나로 장타를 치는구만.. 역시~

박성철July 3rd, 2009 at 11:23 am

저는 마우스를 손으로 쥐고 움직이는 편이라서 무거운 마우스를 쓰면 손아귀가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포기… 다행히 책을 안 쓰는지라… ㅎㅎ
아론 키보드는 내구성이 약해 금방 망가지던데 관리 잘 하시나봐요.
저도 CPU나 메모리, HDD, VGA는 가장 보급형을 사서 쓰지만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는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어서 리얼포스나 해피 해킹으로 ㄱㄱㅅ

kingoriJuly 3rd, 2009 at 12:13 pm

와우, 호주에 계시지만 마우스와 키보드는 made in korea 를 쓰시는군요 :)

TobyJuly 6th, 2009 at 9:54 am

kingori/ made in china 일 겁니다. designed by korea라고 되어있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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