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에 평화의 첫 돌을 맞아서 작은 파티를 열었다. 생일은 3일이지만 주말을 이용해서 4일 점심때 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준비해서 치렀다. 이전에도 손님들을 초대해서 같이 식사를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여러가지를 신경써야 한 적은 처음이다. 한국인 손님만이 아니고 호주사람들을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참석하는 관계로 음식준비부터 여러모로 고려할게 많아서 준비하느라 제법 수고를 했다. 다행히 한국에서 부모님이 오셔서 함께 도와주신 덕에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호주를 떠나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지 4년만에 올 3월에 돌아온 거라 그 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나 사람들은 많이 연락이 끊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그래서 참석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초대를 하고 RSVP를 받고 보니 참석자가 30명이나 되었다. 많은 분들이 오신 덕분에 제법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에 있었다면 아마 음식점이나 모임장소를 빌려서 음식이나 데코레이션도 다 맡겨서 했을 텐데, 여기선 모든 것을 직접 하다 보니 사실 준비하는 과정이 더 즐겁고 재밌는 시간이었던 듯. 정작 생일 날에는 다음날 파티 준비하느라 모두들 분주해서 평화랑 함께 시간을 많이 못보낸게 살짝 아쉬울 따름이다.

 

평화의 정식 이름은 Francis Pyonghwa Lee이다. 프란시스라는 이름은 내가 지었다. 내가 존경하는 성 프란시스 또는 프란시스 쉐퍼의 이름을 따왔다. 50년대 이전에는 남자 이름중 가장 인기있는 이름이었지만 요즘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이름인데, 사실 너무 흔한 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름도 흔한 이름을 쓰기는 뭐해서 너무 흔하지 않은 이름으로 결정했다.  미들네임은 원래 태명이었다. 평화를 임신한 줄도 미처 몰랐을 때 아내가 회의 때문에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이라는 이름의 뜻이 평화의 땅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돌아와 임신인 것을 알고 나서, 차갑고 적막한 그 땅에 평화가 왔으면 하는 이름에서 태명을 평화라고 지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자꾸 부르다보니 편하고 정이 들어서 그냥 한글 이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평화가 태어난 작년 10월 3일은 때마침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해서 남북평화선언을 하기로 결정한 날이기도 하다.

 

여러 선배들이 농담삼아 경고해준 것처럼 아기가 생기니 집에서 여유있게 공부나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아내와 둘이서 있으니 아내가 집안 일을 할 때는 종종 아기를 돌보는 것이 내 몫이 되었다. 결혼하고 8년을 아이가 없이 지냈기 때문에 아내와 나름 즐겁게 여러가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아기가 생기고 나니 그런 것은 다 사라지고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과 귀찮음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과 행복을 날마다 느끼고 살기에 아쉬워 본 적은 거의 없는 듯 하다. 백일 때부터 노트북만 보면 달려들어 키보드를 두드리더니(결국 키보드 하나 망가뜨렸다), 요즘엔 키보드도 손가락으로 사뿐히 눌러댈 뿐만 아니라 마우스도 제법 능숙하게 돌려댄다. 멀찍이서라도 내가 노트북을 켜고 있으면 손살같이 달려와 자기도 만지게 해달라고 바둥거리는 통에 거실에선 노트북을 꺼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태어나고 3일째부터 얼굴에 신생아여드름인지 아토피인지 하는 것들이 잔뜩 올라오기 시작해서 거의 6개월 될 때까지 온 얼굴과 목, 가슴까지 뒤덮어버려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감쪽 같이 사라지고 뽀얀 아기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감사하던지. 감기가 심하게 걸렸을 때는 코가 막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괴로워하며 잠을 못자서 밤새 안고 달래기도 했다. 손톱을 깍아주다 잘못해서 손 끝을 베어서 피가 나왔을때는 맘이 아프고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다. 얼마전부터는 아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통에, 수시로 아빠 소리가 나면 뛰어 나가서 안아주기도 하는 그런 시간들. 그런 시간들이 일년이 흘러서 한 살이라는 나이를 먹게 되었으니 정말 부모 입장에서는 기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사진 몇장.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어본 한복이다. 케익의 커다른 1자 초에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부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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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집 뒷뜰에서 했다. 아버지랑 둘이서 풍선 100개를 불어서 잔뜩 매달고 나름 꾸며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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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작.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가는 날이라 앞의 아이스박스에 얼음과 함께 가득 넣어두었던 음료수들이 모두 동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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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은성이가 며칠간 준비 끝에 준비한 음식들. 최고의 인기메뉴 갈비찜이었다. 1등급 소갈비가 킬로당 만원정도면 살 수 있는 덕에 제법 많이 준비했는데 호주 사람들과 아이들까지 좋아해서 깨끗이 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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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생일인지 뭔지는 모를테지만, 사람들이 많이 와서 함께 놀아주니 즐거워하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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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공개시간. 자기 선물인줄 아는지 보이는 것마다 만지며 즐거워하는 평화와 짭짤한 선물에 한동안 아기 물품 안사도 되어서 좋아하는 나와 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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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은성이가 우연한 기회에 초대받아서 매주 참석하고 있는 Mum’s Group의 리더격인 캐런과 션 부부. 남편과 동반 모임은 일요일에 하는 탓에 내가 참석을 못해서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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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평화의 친구들~

 

친구라기 보다는 누나와 형이겠지만. 쌔미와 일라이샤. 둘은 중국계 파퓨아뉴기니 태생의 호주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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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의 손녀인 태멀린. 데비는 한국도 방문한 적이 있는 은성이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나이 차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 문화라서 나이차가 좀 있어도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 호주 생활의 좋은 점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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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와 알렉산드라. 평화랑 거의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 매주 모이는 Mum’s Group에서 잘 어울려서 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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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돌이 된 이사벨라와 아빠인 마커스. 이사벨라 생일 파티에 초대되서 갔었는데, 정말 아기 천사처럼 귀여운 아이다. 평화보다 한달 먼저 태어나긴 했지만, 8개월때 조산이어서 병원에 두달이아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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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막 기어다니면서 정신없이 놀던 씩씩한 조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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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돌에 맞춰서 한국에서 방문해주신 고마운 부모님. 그리고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분인데 여기서 다시 만난 구희영씨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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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한 쪽에 컴퓨터 모니터를 두고 평화의 태어날 때부터 일년간의 사진의 슬라이드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계속 틀어놨다.  일년간 아무 탈 없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줘서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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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comments:

to “평화의 첫 돌”

  1. 축하드립니다. 평화가 너무 귀엽군요 >.<

  2. ㅎㅎ 멋지네..!!

  3. 축하해요…^^*
    사진속 그림이 정말 사람사는 곳 같고,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보이네요.

  4. 와! 축하드립니다. 평화가 쉐퍼 박사처럼 세상을 사랑하고 방향잃은 사람들에게 피난처 같은 존재로 잘 자라도록 기원합니다.

  5. 축하해~ ^^* 다들 표정이 여유로워 보여서 참 좋네. 부러워 ㅋㅋ

  6. 와우..행복해보여~!!은성언니 웃는 표정이 환해보여, 보는 내가 즐거운데.평화도 정말 많이 컸다.
    언니 음식장만하느라 고생많았겠다. 음식들이 격하게 알흠~다워보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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