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글쓰기

요 며칠간 머리속의 생각을 정리한다고 쓴 글들이 수많은 반응과 이슈를 몰고왔다. 방금도 KLDP에 가서 열심히 답글을 달고 해명하고 왔다.

내 블로그를 읽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유명블로거 리스트에 올라간 적도 없고 어디 메타사이트에 인기글로 등록된 적도 거의 없다. 그래서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지껄여도 된다고 생각한 것은 실수였던 것 같다. 다른 공유된 공간에서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에 비해서 블로그에 글을 쓸때는 정말이지 읽는 사람을 의식하지 않았고 썼다. 그러면 점점 더 글을 쓰기가 힘들것 같기 때문이다. 혹시 부족한 내용이 있거나 내용에 대해서 오해를 한다고 하면 커멘트를 통한 피드백으로 편하게 대화로 해결하면 된다고도 생각했다.

자꾸 내 블로그 글에 대해서 객관성과 책임감을 요구받는다. 처음에는 참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웠는데 이제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내 의도와 문맥과 상관없이 간단한 문장하나 또는 단어하나에도 흥분하거나 오해를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황당했는데 가만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이해를 할 수도 있다.

마치 이런 상황이다.

강의실에 일찍 도착한 사람이 자신이 아는 친구들이 있나 문을 열고 살피더니 “아무도 없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강의실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하나가 갑자기 흥분하더니 “나는 인간이 아니냐? 짐승이란 말이냐? 아무도 없다니!”라고 화를 냈다. 물론 그 얘기를 한 사람의 “아무도 없군”이라는 것은 그런 의미는 아니다. 그 사람을 화나게 할 의도도 없었다. 하지만 그 교실에 있던 사람 중에 ”나는 의미없는 존재인가?”라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 사람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일 수도 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 강의실에 도착한 학생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을 해본다.

이왕이면 “내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군”이라고 말했어야 했다. 또는 혹시 상대방은 나를 아는데 나는 잘 기억을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내가 지금 찾는 친구는 아무도 없군”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아무 말도 안하거나 속으로만 생각하는게 제일 편할 것이다.

35년이나 세상에 살았는데 아직도 말하고 글쓰는게 제일 힘들다. 어쩌면 코딩하는게 제일 쉽고 편한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블로그에 쓰는 글은 읽는 사람을 좀 더 의식하면서 써야할 것 같다. 글 하나를 쓰는데 더 시간이 들테니 글을 쓰는 횟수는 더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것도 귀찮고 더 이상 가치를 못느끼겠다면 그냥 블로그를 닫아버리든지.

세상에 쉬운게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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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Responses to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글쓰기

  1. onjo says:

    06년도 JCO컨퍼런스 강의를 통해서 “오픈씨드”를 알게 되었고.. 오픈씨드를 통해 토비님 블로그를 알게되어 그후로 들르곤 합니다.. 토비님 블로그에서 얻는 것은 정보도 정보지만.. 영감(아이디어)과 자극, 고민, 생각할 꺼리 등을 얻곤 합니다.. 저도 올해부터 블로그를 weblog(웹에 남기는 로그)란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가끔 제 블로그에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하시거나, 애독하신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당혹스럽기도 하고 작은 책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가급적 블로그는 그냥 남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려 합니다.. 영회님 블로그처럼 양질의 포스트만을 추구하기에는 블로그를 운영하기가 너무 힘들고 어렵다고나 할까요.. 토비님이 앞으로도 남을 의식하시지 않고 글을 남기셨으면 하는 바램에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 아.. 그리고 오픈씨드 프레임워크의 공개에 관해서는 오픈소스 공개시에 그 파급효과가 큰 것때문에 계속 공개를 미루시는 것 같은데요.. 불완전상태에서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는게 완벽한 상태로 공개하는 것보다 오픈소스의 취지에도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프링 1.x 때의 프레임워크라도 공개하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2. 영회 says:

    주말에 격론에 시달리셨네요..
    그분들이 저작 의도를 알았더라면 벌어지지 않을 일 같은데…
    어쨌든 그 와중에도 배우신 것 같습니다.

    전 여전히 ‘Spring을 안 쓰는 이유는 무지하기 때문이다.’와 같은 간결한 화법의 팬입니다. ^^

    onjo// 제 블로그 양질의 포스트만 추구하지 않는데요… ㅡㅡ;

  3. Toby says:

    onjo/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두려워하면서 글을 쓰지는 않을 겁니다. 좀 더 전략적으로 글을 쓰도록 노력은 하겠지만요. OSAF는 물개선생이 제 대신 공개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개선생(seal.tistory.com)을 쪼아주세요.

    영회/ 요즘 같아서 예전 처럼 ‘Spring을 안쓰는 이유는 무지하기 때문이다’라고 썼다가는 그 말이 나온 과정과 배경과 상관없이 ‘그럼 나는 Spring안쓰는데 무지하냐? 이 오만한 놈 같으니라고…’ 라고 욕을 먹을 것 같네요. :)

  4. Max says:

    주말내내 수고 하셨습니다.
    세상엔 많은 종류의 사람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을 일일히 이해시키고, 설명하기엔 너무 짦은 인생이죠…
    남의 글을 읽을때는 독자 스스로 심안과 영안으로(너무어려운단어다 ㅡㅡ;) 보는 안목없이 글에 대해서 경솔하게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안,영안이 아니더라도 ‘의도’만이라도 고민해 봤어야 한다.)

    블로그는 공식 포럼도 아닌데 일쓰기에 주관적인 생각을 쓰기 위해서 남을 의식해야 한다면 슬픈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제발 블로그에 ‘xxx에 동의 한다, 안한다’ 이런말 쓰지 맙시다. 그냥 ‘생각이 틀리다’던가, 의문형으로 표현하는게 좋습니다. 무슨 100분토론도 아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기회에 얼마나 많은 독자가 Toby님 글을 기다리고, 관심가져 하는지 느꼈을것 같네요. 하지만 그것이 글쓰기에 부담으로 작용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5. 그루미 says:

    사실입니다.
    토비님의 글에서 저 또한 “저거 나한테 하는 소린가?”
    라는 흥분을 했습니다.
    이를테면 글을 쓰는 방법이 “나는 이런데.. 왜 니네들은 저렇게 하는가?”
    이를테면 굉장히 관심없는 사람들은 껴주지도 않는..그런 느낌이지요.
    생각하는 부분과 글쓰기의 표현하는 방법의 일치는 천지차이 인것 같습니다.
    아래분들이 그렇게들 생각한 것도 저와 비슷한 느낌에서 였던것 같네요.

  6. Toby says:

    Max/ 동의한다,안한다는 생대방의 의견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안한다라는 다른 표현이겠죠. 사실 그건 제가 잘 쓰는 말인데요.

    그루미/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흥분하셨다니 당황스럽군요. 그렇다고 어떤 류의 사람들을 싸잡아서 무시하거나 비난하려고 글을 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비판만하고 그치는 것보다는 대안을 얘기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또한 아니꼽게 생각될 수도 있겠죠. 죄송한 얘기지만 제 글이 부담스러우시면 이젠 제 글을 그만 찾아주시는 것이 어떠실지요? 전 남들이 듣기 좋기만 한 소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오해를 일으킬 여지가 있다면 재고해보겠습니다만). 그런 얘기를 구지 시간을 들여서 블로그에 쓰기엔 사실 너무 바쁘거든요. 글이라도 남길 수밖에 없는 그런 답답함과 심각함이 있기 때문에 가끔 글을 적게 될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표현이건 주제건 어떤 사람에겐 기분나쁘게 보일 수도 있겠죠. 그걸 먼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누구나 제 글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제가 즐겨찾던 블로그중에도 저한테 그렇게 다가온 것이 제법 있는데 별 도움은 안되면서 기분만 상하면 그냥 더 이상은 구독을 안해버립니다. 하이버네이트를 좋아하고 열심히 쓰지만 Gavin King의 포럼이나 블로그글은 안읽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7. 물개선생 says:

    지난 번 설 연휴때 부산에 내려가지 못해서 이번 주에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왔어요. 공부하러 아침 일찍 회사에 나왔는데 블로그만 보다 시간이 가버렸네요. 제 문맥 안에서는 곡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글들인데, 이렇게나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참 놀랍습니다. 논란속에 배움이 있는 좋은 댓글도 많네요. 오픈소스에 애정이 있는 분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몇몇 댓글은 한번 붙어볼까.. 싶기도 하지만, 다른데 시간을 쏟는게 더 유익할 것 같네요. 터프한 개발자에 한걸음 다가선 것을 축하드립니다. :)

  8. dazzi says:

    에이~ 디따 많이 적었었는데요.. 다 각설하고..ㅋㄷ
    딱 한명.. 저를 보더라도..
    토비님은 이미..
    재야에 숨어 지내는 고수가 아니라..
    무언가를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계시다는 것이죠뭐..
    그러니..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까딱하면 비수가 되어 꽃힐 수 있다는거져.. ㅜ,ㅡ
    기준을 잡아가는것이 많이 힘드실거라 생각되지만..
    저와같은 후학들을 위해..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9. Toby says:

    dazzi/ 제가 비수를 많이 꽂았나 보군요. 자극적인 얘기는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10. 파란매직 says:

    연예인들이나 마찬가지인게지.
    그사람들을 우리는 공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지. 왜 공인인거지.? 공공기관에서 인증해 준건가.? 그렇진 않지만 대중과 소통할만한 위치에 있다는 의미인거라 생각해 형도 일반 개발자라기 보다는 그 동안의 활동으로 인해 대중과 소통할 만한 위치에 올라간게 아닐까.?
    능력은 종종 책임을 동반해야 하자너 형도 독야청청 홀로 살아갈께 아니라면 과거의 뛰어난 사람들이 겪었던 그런 문제(?)에 직면한것이라 생각해.
    이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되는게 결정되는것이 아닐까.?
    어짜피 누군가에 대한 얘기는 다른사람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오기 마련이니까.

    그나 저나 형이 너무 날씬해지면 다른사람들에게 뭐라고 얘기해 주지.? 백곰의 전설에 대해 ^^

  11. 大山 says:

    당신의 블로그에 안티팬이 없다면, 팬도 없다. 당신의 블로그는 그저 그런 블로그인 것이다. -Kathie Sierra, 열정의 물리학

    위안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저같은 팬도 있으니, 계속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

  12. kai says:

    아쉬운점…
    내 이야기가 가득했는데, 나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가네….
    일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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