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 내가 도대체 왜 시작한거지… 어휴.

 

초고를 넘기면 3주 정도 후에 편집된 원고를 받을 것이고 내가 최종 확인해서 넘겨주면 내 일은 끝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몇 가지 남은 작업이 있었다.

책에 나오는 내용을 담은 예제 프로젝트는 꼼꼼하게 만들어서 1부 52개, 2부 1개의 이클립스 프로젝트로 구성을 해두었다. 그런데 학습 테스트와 점진적인 빈 개발 스타일로 만들다 보니 정작 서버에 배치해서 돌려볼 수 있는 완전한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스프링의 많고 많은 접근방법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서 예제를 만드는 식으로 책을 쓰는 것은 원치 않았지만 그래도 간단히 살펴볼 웹 애플리케이션 예제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2부의 스프링@MVC에서 설명한 내용, 특히 폼과 바인딩 하는 부분은 실전에 적용된 샘플을 참고하도록 제공할 필요가 있을 듯 싶었다. 그래서 간단히 스프링사용자모임(springusergroup)이라는 이름으로 예제를 만들었다. 회원 등록과 로그인, 관리가 전부인 초간단 예제였지만 그래도 책에서 설명했던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보려고 했다. JDBC와 JPA를 동시에 사용하는 DAO라든가 세션 스코프를 이용한 로그인 정보 관리, 또 도메인 오브젝트를 유지하면서 폼 바인딩을 하는 방법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책에서 끊임없이 테스트가 중요하다고 떠들어댔으니 테스트도 빼먹을 수 없었다. 단위테스트, 통합테스트 등을 적절히 섞어서 테스트 코드도 꼼꼼히 만들었다. 좀 더 복잡한 예제를 만들면 좋았겠다 싶지만 그것도 사실 겨우 만들었다. 점점 책과 관련된 일이 하기 싫어지는 걸 느꼈다.

부록도 썼다. 이미 오래전부터 스프링의 의존 라이브러리와 모듈 의존관계 등을 분석하고 블로그에 연재해온 것이 있으니 그걸 참고해서 부록을 작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사실은 SpEL 문법을 부록-C로 넣으려고 생각은 했지만 양도 많은 데 그것까지 굳이 넣어야 하나 고민하다 과감히 나몰라라 생략.

1부 코드를 작성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공개하기로 한 계획은 일단 취소. 도저히 기운이 없었다. 원고를 넘기고 긴장이 풀리면서 힘이 하나도 없어서 뭔가 할 의욕이 나지 않았다. 책과 관련된 모든 일에서 가능한 빨리 손을 떼고 싶었다.

 

편집을 기다리는 시간은 매우 길게 느껴졌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책의 분량이었다. 나는 처음 약속과 달리 1030페이지나 썼다. 다시 100-200페이지쯤 줄여야 하는 것일까, 뺀다면 뭘 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책을 편집해보니 1400쯤 나온다는 것이었다. 꺅. 내가 분명히 에이콘 기존 서적과 비교해서 페이지 분량이 일치하도록 템플릿 파일을 만들어서 썼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무려 400페이지나 더 늘어나다니!! 김 부사장님은 일단 편집을 통해서 최대한 페이지 수를 줄이도록 하고 있지만 그래도 얼마 안될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1400페이지면 책 두께가 너무 두꺼워 지고 제본도 곤란하니 200페이지 정도 분량을 줄여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다.

책의 내용을 줄일 각오는 하고 있었으니까 그건 문제는 아니었는데 책이 그래도 1200페이지나 된다고 하니 놀랄 수 밖에. 그런데 뭘 빼야 할까. 중복된 내용이 있으면 빼라고 하셨지만 중복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었다. 차라리 덜 중요하거나 중요하지만 빼도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장을 통채로 빼는게 나을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스프링 학습방법을 설명하고 기타 기술 내용을 담은 16장이나, 스프링의 개념을 담은 8장 또는 내가 가장 아끼기는 하지만 빼도 다른 내용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7장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또, 9장의 스프링 툴 소개 같은 것도 빼도 될 것 같고. 이런 내용은 PDF로 만들어서 CD에 넣거나 그냥 공개해버려도 되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며칠이 흘렀는데 다시 김 부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장님께서 책 내용을 줄이지 말고 그대로 내라고 지시하셨다고. 저자가 힘들게 썼는데 왜 줄이냐고 하셨다는 것이었다. 감동이 몰려왔다. 원래 사장님이 쫌 멋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찡. 그런데 문제는 1400페이지로 책을 내려면 하드커버 제본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 질이 좋은 얇고 질기지만 무거운 종이로 해야 하고. 그래야 두께를 20%쯤 줄일 수 있다. 대신 종이와 제본 등에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책 값은 처음 계획보다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 1400페이지짜리로 무게가 살짝 나가는, 좋은 종이를 쓴 그러면서도 가격은 적당한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예상과 달리 두꺼운 책이 나온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그래서 책이 잘 안팔리면 어쩌나 걱정도 살짝 됐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7월 중순에 편집본이 왔다. 처음 예상과 달리 편집이 늦어진 것은 분명 내 탓일 것이다. 페이지 수는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고, 게다가 엉망인 문장 천지라 다듬고 정리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또, 헤드퍼스트 흉내낸다고 코드에 일일이 화살표나 박스를 달고 코멘트를 넣은 것 때문에도 시간이 더 들었을 것이고. 처음엔 그냥 번호나 달고 코드 아래 본문에다 설명을 달았는데 분량은 늘어나는 데다 코드와 설명이 따로 있어서 읽기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에 공간이 허용하는 만큼 코드 주위에 직접 설명을 달려고 노력했다. 편집본을 받아서 최종 리뷰를 하고 오탈자를 찾아내고 하는 작업에 다시 일주일쯤 시간이 걸렸다. 일주일 정도 매달려서 작업한 끝에 7월 19일에 최종 수정본을 보냈다.

추천인들이 결정되고 추천사도 받았고, 들어가며와 저자의 말도 다시 썼다. 저자의 말을 쓰면서 지난 3년의 시간을 다시 돌아봤다. 책 한권이 나오기까지 나에게 영향을 준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또, 겁도 없이 책을 쓰기로 하고, 적지 않은 스트레스 속에서 책을 쓰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던 시간, 실망하고 좌절하기도 했고 때로는 기쁘고 흥분했던 시간들이 생각이 났다. 책에 들어갈 내용이니 그런 얘기를 일일이 다 적을 수는 없었다. 간단한 소감과 책을 쓰는데 직접 도움을 주거나 영향을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말을 남겼다.

저자의 말의 원고를 넘기고 나니 정말 모든 것이 끝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인쇄되서 배포되는 책에는 차마 담을 수 없었던 지난 이야기를 어딘가 남기고 싶었다. 부끄러운 얘기도 있고, 밝혀지면 누군가 기분 나쁠 얘기도 있었지만 뭐.. 그래도 한번은 꼭  다 털어놓고 싶었던 지난 3년 간의 내 모습과 생각들이고 블로그는 그런데 쓰라고 만든 거니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잊혀질지 모르는 내 기억과 느낌, 생각을 그래서 모두 꺼내봤다.

이제 속이 후련하고 마음이 편하다.

이제는 지난 시간들을 다 잊어버리고 다시 앞을 향해서 달려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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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comments:

to “토비의 스프링 3이 나오기까지 (13)”

  1. 13편까지 나올 줄이야. 아.. 읽느라 고생했네.. ^^

  2. 나도 고생했음…. 아고 졸려라…. 나보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쓰라면 책 계약하고 아이 둘이 태어난 다음 책이 출시됬구려…. 딱 한문장으로 되는구먼…. ㅋㅋㅋㅋㅋ

  3. 아.. 나도 후련하다.

  4. 읽는 입장에서도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는… ㅎㅎ
    자바와는 연이 없지만 과정을 보다보니 저도 한권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5. 저도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6. 파란매직/ 구매 인증샷 올려
    revirth, 호모 어절씨구스/ 충동구매 하세요

  7. 책을 받고 단숨에 5장까지 읽고 난 소감은…
    1. 그동안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쓰기 바빴던 서비스 추상화 및 디자인 패턴에 대해 알게 되어 기뻤다.
    2. 이 책이 왜 이리 길어졌는지 알겠다. ㅋㅋ (너무 다정한 책이다.)
    3. 앞으로 읽을 내용이 기대된다.
    이런 좋은 책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8. 박지영/ 고맙습니다.

  9. 13편까지 다 읽고 구매 버튼 눌렀슴다. 책오면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 ㅎㅎ

    한권을 책을 출판하시기 위해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책 잘 보겠습니다.

  10. 토비님 책나온다는 말듣고 바로 예약 구매한 후 바쁜 일들 때문에 책상위에 고이 두고 있었는데…
    무심코 클릭한 토비의 스프링3이 나오기까지 글을 1편부터 다 읽고 보니 빨리 스프링책 읽고 싶어 손이 떨리네요. ㅎㅎ
    정말 책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11. “신경 끄고 있으면 나오겠지~” 라는 심정으로 기다린 독자입니다. ㅎㅎ
    바쁘게 먹고 살다보니 가끔 들리는 서점에서 드디어 만난 기쁨이란..^^

    집필 후기도 잘 봤습니다.. 여러모로 책을 읽으면서 기술적인 내용과
    토비님의 내면까지 느끼면서 친숙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기대하면 금방 질리는 성격이라.. 천천히 주문하고 조금씩, 조금씩
    점점 빠른 속도로 몰입해보고 싶네요..^^

    개념이 많이 부족해진 요즘.. 개념 충만하고 싶은 욕구가 밀려오는 책을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써주신 점 고맙습니다..^^

  12. 책 주문해놓고 기다리면서 첨부터 쭈욱 읽었는데..ㅎㅎ

    회사에서 눈치가 쫌 보이네요.ㅋ

  13. 13편의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많은 고생을 하고 피와 땀이 어린 책이 어렵게 완성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버텨내신 점은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인 것만 같고 다 포기해 싶어질 정도로 힘드셨을텐데, 역시 그럴 때일수록 가족의 힘이 발휘되는 것 같네요. 놓아버릴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나아갈 수 있게 한 것 아닐까요.

    저도 헤드퍼스트 서블릿&JSP 책을 보며 원리부터 설명하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오늘 토비의 스프링 3 책이 도착해서 부푼 마음을 안고 차분히 읽어보려 합니다. 목차와 앞부분 미리보기만 봐도 읽어보고 싶더군요. 오랜 시간 고민하여 좋은 책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셨으니 자부심을 가지세요. 앞으로도 가정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

  14. 후.. 읽느라 고생했습니다. 하하 장편의 글을 읽고 .. 오늘 교보문고 서점에가서 책을 사왔습니다.

    책의 단점을 꼽자면, 책 한장 한장이 매우 얇아 다음장이 훤히 보인다는 것이 단점이면 단점이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많은 내용 볼려면 오래 걸리겠지만.. 열심히 보겠습니다.
    내용도 좋다면 기꺼이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을 뿌리고 다니겠습니다~^^

  15. 왜 스프링을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에 스프링이 쓰이는지를 알게해주는 책!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이딴게 어디에서 쓰이는거야!!’라는 생각을 못하게 만드네요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16. 자바 새로 시작하면서 스프링 공부하고 있어요.
    멜번 오시면 뵙고서리 책에 저자 사인이라도 받고 싶어요.
    이 책으로 열심히 공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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